그리스도와 연합하여서 탐욕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말을 우리는 바르게 이해하여야 합니다. 탐욕에서 해방된다는 것은 자기의 재산을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주고 자기는 동냥하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바울 사도는 탐욕이 없는 상태를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저희가 먼저 자신을 주께 드리고

또 하나님의 뜻을 좇아 우리에게 주었도다. (고후 8:5)


예수님의 본을 받아서 탐욕에서 해방된 사람은 하나님께 먼저 ‘자기 자신’을 드립니다. 새로운 피조물로서 자신을 모두 주님께 드린 후에, 물질에 관해서도 자기 욕심에서 벗어나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액수를 정하여 드리는 삶을 살아갑니다. 욕심이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탐욕에서 해방되었다는 말은 그릇된 욕심에서 해방되었다는 뜻입니다. 성경에서는 좋은 욕심에 대해서도 가르칩니다. ‘탐욕’이라는 말이 헬라어로는 ‘에피투미아’입니다. ‘에피투미아’는 ‘소욕’(所欲), 곧 ‘바라는 바’라는 뜻으로서 좋은 의미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좋은 의미에서 ‘에피투미아’를 품고 사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길로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나아가셨는데, 그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 (눅 22:15)


예수님께서는 ‘원하고 원하였노라’고 하셨는데, ‘에피투미아’라는 말을 명사형과 동사형을 각각 사용하여서 예수님의 열망을 표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간절히 원하신 것은 제자들과 유월절 음식을 먹고 그 자리에서 새 언약을 세우시고 십자가로써 그 일을 이루시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욕심’이었으며, 좋은 의미의 ‘에피투미아’였습니다.

갈라디아서 5장에서는 육신의 소욕과 성신의 소욕을 대비하여서 가르칩니다. 그중에서 육신의 소욕이 제10계명에서 금하는 탐욕입니다. 사람의 생명이 자기 소유의 넉넉한 데에 있다고 생각하고서 살아가던 사람이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연합을 이루시는 분은 성신님이십니다. 성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열망을 주셔서, 우리가 자신을 주님께 다 드리고 또한 욕심이 없는 상태에서 주님의 뜻을 분별하여 구체적으로 주님께 드리면서 살 수 있게 하십니다. 성신께서 원하시는 것을 마음에 품고 살기 때문에, 우리는 탐욕이 가득한 이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성신의 소욕을 따라 행하면 자연스럽게 성신의 열매를 맺으면서 나아갈 것이고, 마지막에는 성신으로 인해 부활의 몸을 입는 데까지 이를 것입니다. 그 완전한 날이 오기 전까지는 우리가 굳은 결심으로 하나님의 모든 계명을 지키면서 살려고 하는 것입니다(114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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